2017년 9월 13일 수요일

[17-18 Serie A Round 3] Milan vs Lazio : 보리니, 그리고 몬톨리보

- 미리 알면 재미있는 라치오전
1. 라치오는 밀란은 2015년 1월 이후로 9경기 동안 라치오에게 단 한 번 패배했다.(4승 4무 1패)
2. 밀란은 라치오를 상대로 지난 리그 10경기 동안 매번 득점했다.
3. 밀란은 지난 리그 7경기 동안 라치오 홈에서 한 경기 밖에 이기지 못했다.(1승 3무 3패)
4. 밀란이 리그 첫 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건 06/07 시즌이 마지막이다.
5. 앞선 리그 두 라운드에서 밀란은 15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으며, 나폴리만이 16개로 밀란에 앞선다.
6. 라치오는 이번 시즌 홈에서 22개의 슈팅(유효슈팅 10개)을 기록했으나 골을 기록하는 데는 실패했다.
7. 파롤로는 파르마 시절, 그리고 라치오에서 뛰면서 한 경기에 두 골 이상 넣은 경기가 총 4번 있으며, 그 중 2번이 밀란전이었다.
8. 밀린코비치-사비치와 임모빌레는 21개의 슈팅을 기록했으며, 리그 내 어떤 공격수 듀오보다 많은 숫자이다.
9. 케시에는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라치오와 만났을 때 멀티골을 기록했다.


1. 공격은 수비 직후부터 : 밀란의 수비 실패 - 몬톨리보
​당연한 얘기지만 공격을 시작할 때의 간격은 수비를 어떤 형태로 성공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너무 뭉친 채로 수비를 성공했다면 템포를 만들고 다시 가야할 것이며, 넓은 간격으로 수비를 성공했다면 빠른 역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라인단위 강한 압박은 대인 마크 형태이므로 꽤 넓은 편이며 심지어 상대적으로 높은 라인에서의 볼 탈취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역습이 가능하다.

밀란은 모든 대부분의 수비에 실패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몬톨리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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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수가 없는, 막을 필요가 없는 공간을 수비하러 올라가고 있다. 라치오의 미드필더가 내려오면서 수비에게 볼을 받아 논스톱으로 내주는 공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저 공간은 몬톨리보가 애초에 수비하고 있었어야 할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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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시에는 패스 길을 막지 못했고, 비글리아의 압박은 성급헀던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후방 라인이 내려간 상태에서 저 위치까지 올라갈 이유가 없다. 비글리아가 압박을 나간 자리를 커버해줄 선수는 없었고, 라치오는 볼을 쉽게 전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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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도 높고, 압박해주려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상대에게 쉬운 방향전환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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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보다가 상대편을 놓쳐버린 실수. 방향 전환을 쉽게 허용했고 크로스를 자유롭게 찼으며 결국 임모빌레가 추가 득점에 성공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몬톨리보의 수비 라인은 혼자 굉장히 높은 위치에 있다. 무슨 의도로 올라간 건지, 감독의 지시는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그렇다고 상대의 공이 움직이는 곳을 예측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두 번째 장면에서는 미드필더와 수비 간격이 너무 넓고, 미드필더들의 수비가 완벽하게 실패한 상황. 몬톨리보가 라인을 너무나도 올렸기에 비글리아는 압박을 나가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라치오의 전개를 대단히 무시한 처사이며, 그 값을 톡톡히 치렀다.

추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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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같은 편과 위치가 겹치면서 상대의 수비까지 끌고 내려와 전개를 방해한다. 이날 비글리아는 공수 양면에서 몬톨리보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했을 것이다.



2. 의외의 보리니
​보리니의 온더볼은 사실 황당한 장면이 더러 있었다. 뭔가 볼을 잘 다루지 못하는 느낌? 하지만 왼쪽에서 공격을 다분히 시도하고, 상대를 왼쪽으로 몰아 중앙으로 공이 연결되게 하는 데에는 보리니의 부지런함이 반드시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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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면서 공을 받아 볼의 순환 및 상대 수비라인 균열에 영향을 미치는 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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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위치에서 머물다가 몬톨리보가 상대 수비수를 끌어 길을 열어주고 보리니가 내려오면서 볼을 받아 비글리아에게 내주는 건 공식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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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니가 비글리아에게 내주는 패스는 라치오에게 있어 꽤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보리니가 공을 받을 때 상대 수비 라인은 움직인다. 그리고 비글리아에게 패스가 가면 비글리아는 안정적인 터치가 가능하며, 흐름을 조절한다. 사실 현대 축구에서 수비를 돌파한다는 개념은 메시 정도에게만 있을 뿐, 대부분 상대 수비를 흔드는 게 목적이기 마련이다. 보리니의 이런 움직임은 상대 수비가 충분히 동요하게 만든다. 참고로 반대편의 수소는 이런 장면이 적지만 볼을 지킬 수 있고 상대를 더 끌어들인 뒤에 비글리아에게 볼을 내줄 수 있어 한 번 나오면 훨씬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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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니와 달리 온더볼이 좋아 여유가 넘치는 모습의 수소. 사실 비글리아가 공을 받을 때 사비처럼 탈압박을 하지 못할 거라면 최선의 선택지는 내려오면서 공을 받는, 상대 수비와 미들 사이의 쿠트로네에게 전달되는 원터치 패스다. 하지만 쿠트로네의 반응도 늦었고 본인에게는 쉽지 않은 장면이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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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의 민첩 만렙 보리니에게 완전히 흔들리는 라치오 수비 진영, 결국 슈팅까지 허용한다. 이처럼 보리니의 움직임 자체는 최소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좀 더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장면을 만드는 건 보리니에게 바라기 어려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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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스가 전진하면서 비글리아에게 열린 공간을 캐치하지 못하는 보리니. 비글리아도 허탈해한다. '화면으로 보니까 쉽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서도, 실제로 라치오는 이런 장면에서 성공적인 공격 전개를 많이 해냈다.


3. 압박? 라인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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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광활한 수비와 미들진 사이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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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선수들은 압박, 후방 선수들은 라인. 하나의 수비전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보통 우리가 아는 압박은 전방에서 강하게 조여 실수를 유도하고, 나오는 패스가 길든 짧든 2선에서 받기 힘들게 강하게 마크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선은 그저 올라가고 2선은 공을 바라보며, 3선과 4선 사이에도 텅 빈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위는 대표적인 두 장면 2장면. 비글리아 혼자서는 애초에 횡으로 포백의 모든 라인을 보호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 수비와 미들 라인 사이는 종으로 너무 넓다. 이렇게 흔들리는 수비 사이에서 라치오는 유효 슈팅이든 아니든 대부분의 공격을 마무리 지으며 결과적으로 날카로운 역습은 거의 당하지 않는다. 이게 이 경기에서의 밀란과 라치오의 차이다.


4. 라치오의 기본적 움직임, 밀란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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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라치오가 가장 많이 사용한 패턴이다. 보리니, 몬톨리보가 아니, 밀란의 모든 선수가 중앙으로 쏠리고 롱패스든 숏패스든 사이드로 들어가면 풀백이 마크하러 나간다. 두 번째 임모빌레의 발리골은 결과적으로 이 장면이 밀란의 깊은 사이드에서 나왔기에 치명적인 공격이 됐다. 계속해서 흔들리는 밀란. 슈팅이든 뭐든 전혀 마무리하지 못한 채 넓은 간격에서 상대를 맞이하고, 그만큼 페널티 박스를 내줬으며, 결국 첫 골은 페널티킥. 마지막 골은 완벽한 역습. 그렇게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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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4:0 이후에는 라치오가 수비 상황에서 안일해졌기에 몬톨리보가 위에서 하던 실수들을 라치오가 해준다. 골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경기하기가 좀 수월해진다.


5. 합당한 패배
​스코어는 납득이 가지 않지만 지는 건 당연했다.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하는데 이기기를 바란다는 건 양심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차라리 오른쪽을 왼쪽처럼 운용했더라면 온더볼이 좋은 수소가 상대를 더 괴롭힐 수 있었을 것이다. 수소가 조금 중앙으로 들어와 내려오면서 볼을 받고, 칼라브리아는 열린 사이드를 더욱 활용하며 뒤를 케시에가 받쳐주는. 결국수 소가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위치인 박스 모서리에서 공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주 목적이다.
교체 이후에도 딱히 변경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칼리니치는 결국 고립 혹은 헤더, 찰하노글루는 그저 그런 활약, 보나벤투라만이 공을 많이 소유하며 템포를 잡으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크게 변동된 점은 없다.
후반 2골 헌납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칼라브리아에 대한 소견은 딱히 없다.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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