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5일 금요일

[17-18 Europa Matchday 1] AustriaWien vs Milan

1. 밀란의 전개 방식
밀란은 언론에서 예상했던 대로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쓰리백에는 로마뇰리, 보누치, 사파타가 섰고 안토넬리, 찰하노글루, 비글리아, 케시에, 아바테가 미드필더 라인을 구성했으며 투톱은 칼리니치와 앙드레 실바가 섰다.
빌드업의 시작으로 가장 많이 나온 장면은 센터백-윙백-중앙이었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온 찰하노글루는 본인이 자신 있는 자리인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하는 장면도 심심찮게 보여줬다.



로마뇰리에게 오는 공을 안토넬리가 바로 중앙으로 연결시킨다. 보통 위의 영상처럼 윙백이 공을 받았을 때 메짤라 혹은 비글리아가 볼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래 영상에서는 중앙의 칼리니치에게 바로 연결시켰고, 칼라니치가 전개를 맡는다. 이어서 본인의 주 포지션 중 하나, 왼쪽 윙포워드 자리에서 볼을 받는 찰하노글루. 첫 득점 역시 박스 왼쪽의 찰하노글루가 성공시켰다. 측면에서의 다양성을 통해 중앙에서 더 큰 강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또 한 가지는 라인을 한껏 올린 윙백을 이용한 공격이다. 미드필더 라인에서 높은 라인에 위치한 윙백으로 가는 패스는 상대 수비라인을 뒤로 무르게 만든다. 여기에 보누치의 롱킥은 본인만의 무기가 아니라 밀란의 무기이기도 하다.


2. 루카스 비글리아
앙드레 실바의 해트트릭은 대단한 활약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걸 가능케 했던 건 후방에서의 충분한 지원이다. 이날 비글리아는 스위칭과 전환, 전개는 물론 경기의 템포를 잡는 역할까지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전개가 어려워질 것을 예상하고 재빨리 내려가 뒤쪽에 간격을 만들어주는 비글리아. 분명 앞쪽으로 이동 중이었으나 내려와 받아주는 모습이다. 물론 보누치에게 패스할 수도 있었지만 간격이 멀어 공이 가는 동안 압박이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비글리아의 첫 터치 전환 및 빠른 전개가 역습을 만들어냈고 결국 세 번째 골이 터졌다.


비글리아를 기점으로 패스를 이용한 탈압박에 성공하는 밀란 선수들.


방향을 전환하는데 있어 망설이지 않는 비글리아.

비글리아는 이날 94%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59/63). 이는 사파타와 함께 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게다가 후방에서만 머무는 게아니라 측면으로 갔던 공을 전진하면서 받아 전개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특이한 점을 꼽자면 3선에서 플레이하는 선수치고는 롱패스가 6개로 적은 편이었는데 22개의 롱패스를 기록한 보누치에게 롱패스 전개를 대부분 맡기는 것으로 보인다. 숏패스로 경기를 풀 수 있다는 건 상대를 주변에 둔 채 경기를 풀 수 있다는 것으로, 다양한 전개 및 전술을 필요로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3. 라치오전과 달라진 압박
1) 라인 단위 전방 압박
이전 경기인 라치오 전에서의 압박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뛰어가는 공격수들, 그에 비해 자유로운 라치오의 3선, 그제서야 허둥지둥 뛰어나오는 미들진, 공을 쉽게 받는 라치오의 2선...
하지만 이날은 상대 선수에게 공이 가는 것을 주시하다가 강력하게 압박을 걸고, 볼이 나올지라도 다음 압박이 준비되어 있었다. 실질적으로 오늘 밀란의 골들은 강력한 압박에서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앞쪽 공격수들이 센터백 라인의 전진 패스를 막아 측면으로 볼을 보내도록 유도하고, 상대 풀백이 공을 잡자 케시에가 뛰어나가 압박한다. 이 때 칼리니치는 상대 풀백이 센터백에게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이동하고, 풀백은 무리한 패스를 할 수 밖에 없다.


상대 측면 수비수에게 공이 들어가는 걸 노려 달려드는 케시에, 윙어로 볼이 들어오는 걸 기다려 압박하는 아바테. 센터백은 이미 칼리니치가 막고 있으며, 중앙으로 볼을 내주려 해도 이미 압박할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다.



2) 찰하노글루와 케시에
상대 측면 수비수에게 볼이 들어가면 압박을 나가는 건 밀란의 윙백이 아닌 바로 이 둘이었다. 빠르게 풀백에게 붙어주고 반대쪽 메짤라는 비글리아와 함께 2볼란치를 만들어 3-4-3 형태가 된다.
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4-5-1을 사용할 때 나오던 모습과 유사한데, 메짤라가 상대 센터백이나 풀백을 압박함과 동시에 전방 패스 루트를 차단하고, 원톱은 센터백 패스 라인을 자르며, 측면으로 나오는 볼은 윙어가 막아준다. 상대는 실수하거나 골키퍼에게 볼을 내주거나 길게 차게 된다. 실제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런 방식으로 큰 효과를 봤다.


상대 측면 수비수에게 볼이 들어가자 전진하는 찰하노글루. 롱킥이 들어갔을 때를 보면 밀란의 수비라인은 순간적으로 3-4-3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앙이 비지 않도록 간격 유지를 해주는 케시에와 비글리아.


번갈아 뛰어나가 압박하는 찰하노글루와 케시에. 결국 상대를 측면으로 몰아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만들어 볼을 빼낸다.


4. 1:1 지옥, 사파타
오스트리아빈의 피레스는 빠른 발을 이용해 밀란의 오른쪽 측면을 꾸준히 괴롭히려 했다. 하지만 오른쪽에는 과거 폼 좋은 파투조차 완벽하게 막아낸 사파타가 기다리고 있었다.


피레스가 공을 잡을 때는 대부분 이런 장면. 1:1에 강점인 선수가 윙포워드를 서기 마련인데 사파타에게 막혀 제대로 공격을 한 적이 없다.


5. 의미 있는 대승리
우선 라치오 전에서 크게 패해 선수들의 사기가 꺾일 뻔했지만 분위기는 다시금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3백 실험 및 발 맞추는 연습을 유럽 대항전에서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에도 큰 의의가 있다. 여기에 밀란의 두터워진 스쿼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한 몫 한다. 앙드레 실바는 해트트릭을 해내며 자신감을 얻게 됐고, 이는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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